작성일 : 14-09-03 14:17
[전기신문]전기요금 누진제도, 합리적 조정 필요한 때
 글쓴이 : ㈜태성계전
조회 : 1,334  
올여름 전력수급 여유, 과도한 요금제 적용 완화해야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바로잡기 힘들다면 어떤 해결책을 찾아야 할까.
문제를 끌어안고 갈 수도 있겠지만, 곪은 상처를 도려내는 과감함이 필요할 것이다. 전기요금 누진제도가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전기요금 누진제도가 징벌적 요금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할 것 이다. 하지만 막상 손을 대려고 하면,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복잡한 셈법이 얽혀 있다.
전기요금 누진제도는 지난 1974년에 도입됐다.
정부는 1973년 석유파동을 겪고 난 후 국민들에게 에너지절약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전기 사용량이 많을 경우 누적해 요금을 정산하는 전기 요금 체계를 도입했다.
누진제도 도입 이전까지는 단일 요금제도를 운영해 왔다. 1974년 도입당시는 3단계 1.6배의 누진률로 합리적인 제도로 운영이 됐다. 국제유가 및 전력수급상황에 따라 누진단계 및 배수가 조정돼 1979년에는 12단계 19.7배까지 누진률이 치솟았다. 이후 4차례에 걸친 조정을 통해 2004년 현재의 6단계 11.7배의 누진률이 10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
주택용 월별 전기사용량(2013년 기준)을 통한 누진제도를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 전체 2200백만 가구 중 약 700만 가구(32%)가 누진제도 대상이 된다.
4단계(301~400kWh) 적용대상은 530만 가구(24%), 5단계(401~ 500kWh)는 134만 가구(6.1%), 최고 단계인 6단계(501kWh 이상) 가구도 37만 가구가 된다.
판매수익을 보면 6단계 적용을 받는 37만 가구가 전체 수익(6594억원)의 9.9%를 점유하고 있다. 1,2단계 적용을 받는 850만 가구의 판매수익(10.3%)와 비슷한 수치다.
우리나라의 누진제도는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확연히 과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만이 누진단계는 우리나라와 같이 6단계지만 누진률은 2.5배(6~9월 3.2배)이며, 중국이 3계 1.5배, 일본이 3단계 1.3~1.6배, 미국이 2~4단계 1.1~4배 수준이다.
이렇듯 과도한 누진제도 개선에 대한 정부 차원의 논의가 있었지만, 고소득층의 요금을 할인해 주는 대신, 저소득층의 요금을 올린다는 비난여론 때문에 현재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하지만 다시 누진개선 논의가 살아난 것은 지난달‘일반 가정에서 쓰는 주택용 전기요금제만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일부 소비자들이 전기요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면서 촉발됐다.
또 전력당국에 따르면 누진제도가 동계·하계 전력수요를 줄여, 수급안정에 일정 부분 기여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여름을 기점으로 앞으로는 남아도는 전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걱정할 정도로 전력수급이 여유로워지 면서 일반 가정에 과도한 요금제도를 적용하는 것은 이제 완화할 때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정부와 국회 차원의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지만, 의견을 충족할 수 있는 누진제도 완화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정책적 결정이 필요할 상황이 됐다. 
 
유희덕 기자 (yuhd@electimes.com)
최종편집일자 : 2014-09-03 10:36:46
최종작성일자 : 2014-09-02 12:5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