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적합업종 재지정과 관련해 전기 분야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팽팽한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다.
전기조합은 2011년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당시와 동일하게 25.8kV 1MW 이하 유입변압기와 22.9kV 4.5MW 이하 배전반에 대해 대기업의 사업 축소를 요청하고 있다. 개폐기업계는 25.8kV 가스절연개폐기에 대한 재지정 신청을 하지 않았다. 실질적으로 대기업의 사업 참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다.
반면 전국경제인연합회 측은 이들 제품에 대해 모두 적합업종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중소기업계에서 재지정 신청을 하지 않은 개폐기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에 대해서는 날선 공방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경련 50개 품목 해제 신청
전경련은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제시한 중소기업적합업종 재지정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50개 품목에 대해서는 해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전기 분야 주요 제품인 변압기, 배전반, 개폐기, LED조명을 비롯해 두부, 순대, 김치, 레미콘, 세탁비누, 단무지, 어묵 등이 포함돼 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지난 6월 중기적합업종 재지정과 관련해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이후 산업 생태계에 부작용이 발생했거나 ▲중소기업 경영 및 시장 개선효과가 부진하고 자구 노력이 미흡한 경우는 해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고성장 산업으로 대-중소기업간 자율경쟁이 필요하거나 ▲외국계 기업의 시장잠식이 크게 우려되는 경우 ▲적합업종 이외 여타 제도 등을 통해 사업영역을 보호받고 있을 경우도 해제 가능성이 높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 같은 가이드라인에 기초해 해제신청 품목을 선정했지만 해제신청을 하지 않는 품목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우선 전경련은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정책적으로 중복 보호를 받는 제품은 적합업종에서 해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간경쟁제품으로 지정돼 관수시장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 품목이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중복보호를 받는 경우가 많다며 배전반, 절연전선, 개폐기 등이 대표적이라는 게 전경련 측의 설명이다.
또 전경련은 LED조명의 경우 고성장이 예상되는 산업이면서 외국계 기업의 시장잠식이 우려된다는 가이드라인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고성장 산업은 4년간 산업평균 성장률의 2배 이상이거나 연평균 고용이 10% 늘어날 때로 규정하고 있는데 LED조명이 이 경우에 맞아떨어진다는 것. LED조명 분야는 외국기업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늘어나 적합업종 지적으로 인한 대표적인 폐해사례라고 전경련 측은 밝혔다.

◆전기조합 "반드시 재지정 이뤄져야"
전경련의 입장과는 상반되게 전기계 중소기업 대표단체인 전기조합은 변압기와 배전반을 적합업종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전기조합 측은 변압기와 배전반의 경우 사업성장속도가 매우 느리고 영세한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3년으로는 부족하다며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대기업은 해외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중소기업은 내수를 기반으로 자생력을 키워나가는 방식의 동반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반위는 가이드라인과 중소기업 보호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합업종 재지정을 심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재지정 신청을 하지 않은 개폐기를 제외하고 변압기, 배전반, LED조명 재지정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한 치의 양보 없는 공방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도 효과 놓고 진실게임 공방
적합업종 지정 효과에 대해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상반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기업연구원은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기업은 그렇지 못한 기업에 비해 매출액과 총자산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고 수익성지표도 상승했따고 분석했다. 적합업종이 중소기업 성장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전경련은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후 중소기업의 총자산성장률, 총고정자산성장률 등 성장성 지표가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자기자본이익률이나 매출액영업이익률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기중앙회는 전경련 측이 오류를 범하고 있다며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중소기업과 비교집단으로 분석하고 있는 전체 제조 중소기업의 표본수가 655개에 불과해 신뢰수준이 높지 않고 중소기업의 표본도 자산총액 100억원 이상 기업에만 한정돼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진시현 기자 (jinsh@electimes.com)
최종편집일자 : 2014-07-25 09:03:02
최종작성일자 : 2014-07-24 10:45:05